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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춤, 프랑스를 위로하다국립무용단 '회오리', 프랑스 칸 댄스페스티벌 개막공연 1985년 창설된 세계적 무용축제에 한국 무용단 첫 초청 (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물 흐르듯 유연하고 바람처럼 가벼운 무용수들의 몸짓이 허공에서 빛과 그림자를 가르고 휘몰아쳤다. 한국과 서양의 소리를 결합한 신비로운 음악은 이들의 춤과 함께 고요히 흐르다 폭발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도시 칸의 루이 뤼미에르 극장에서 '2015 칸 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오른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는 동서양,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접목한 무대로 관객들을 휘감았다.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동시다발 테러로 슬픔에 잠겨 있던 현지 관객들도 '브라보'를 외치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특히 검은 의상을 입은 남녀 주역을 중심으로 흰색 옷의 무용수들이 원을 그렸다가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몸짓은 마치 제사장과 죽은 영혼들의 대화 같았다.진혼곡처럼 구슬프고 느릿한 소리꾼의 창에서 시작한 음악과 춤은 타악기, 방울 소리 등과 함께 점점 빠르고 격렬해지며 남은 이들을 위로하고 생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제의식, 굿판으로 변했다. 이번에 '회오리'가 장식한 칸 댄스 페스티벌은 1985년 창설된 세계적 무용 축제다. 한국 무용단의 작품이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무용단이 해외 무대에 출연료를 받고 작품을 선보인 첫 사례이기도 하다. 국립무용단으로서는 의미 있는 무대지만, 공연 1주일 전 발생한 참사로 단원들도, 현지의 분위기도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파리에서 690km, 기차로 5시간 거리의 지중해 휴양도시 칸은 테러에도 겉모습은 평온했다. 칸 댄스 페스티벌 주최 측은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고, 칸 거리 곳곳에서는 '회오리'의 이미지를 담은 축제 메인 포스터가 나부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많은 희생자를 낳은 테러의 여파는 이곳 역시 피해가지 않았다. 공연작 22개 가운데 1개는 공연단체가 불참했고, 일부 관객은 예매를 취소했다. 극장 밖에서는 보안요원들이 관람객의 소지품을 살폈다. '회오리'도 당초 2천여 석 규모의 공연장이 80% 달하는 예매율을 기록했지만, 테러 직후 취소 표가 나왔다. 그럼에도, 1층 1천여 석이 매진됐고, 테러 후 1주일이 지나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면서 공연 당일 현장 구매가 이어져 프랑스 무용계 관계자들과 관객 1천400명이 객석을 메웠다. '회오리'는 핀란드 출신 현대무용 안무가 테로 사리넨이 안무한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이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안무가와 협업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4월 16일 초연했다. 초연 당시 전통 한국무용 고유의 우아한 선과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안무를 매혹적으로 살린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회오리를 개막작으로 선택한 브리짓 르페브르 칸 댄스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회오리'는 무엇보다 예술적으로 아주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연약함과 강인함이 공존하고, 서로 다른 동서양의 문화를 섬세하고 시적으로 표현한 점에 매료돼 작품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르페브르는 지난해까지 19년간 세계적인 발레단이 파리 국립오페라발레단의 단장으로 활약한 유럽 무용계의 거장이다.이날 공연을 관람한 안무가 제프 비지오(47) 씨는 "동양의 춤과 서양 안무가의 만남이 흥미로웠고 독특한 악기와 음악도 멋졌다"며 "인간성이 가득한 이 작품에서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친구를 따라 무용 공연을 처음 보러 왔다는 칸 주민 마르틴 르무앵(67) 씨는 공연장을 찾는 데 테러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계속 살아나가야 한다"며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객석을 꽉 채우지 않았는가? 이 작품이 활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이날 개막에 앞서 르페브르 예술감독에게 "작년 한국에서 큰 사고가 있었는데, '회오리'가 관객들에게 커다란 위로가 됐다"며 "이번 공연이 테러 희생자와 프랑스 국민에게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 다음날인 21일에는 주역 무용수 김미애, 조재혁이 르페브르 예술감독의 요청으로 프랑스 무용 전공자와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동래학춤'과 '태평무'를 시연하고 참가자들이 이를 배워보는 자리였다. 20여 명의 참가자를 비롯한 현지 무용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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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주요 축제들…연중 최다 축제의 달(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10월이 되면 이 노래가 자연스레 입에 올려진다. 예식장이든, 동창회이든 마치 단골곡처럼 청량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차분히 울려퍼진다. 가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중략)…//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10월은 축제로서도 아주 멋진 달이다.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펑펑 터진다. 마치 국화가 만발하듯이 축제들은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롭게 막을 여는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축제가 워낙 많은 까닭에 문화관광축제 중심으로 살펴보자. 모두 44개에 이르는 2015문화관광축제 중 3분의 1이 넘는 15개의 축제가 10월에 몰려 있다. 최고의 영예를 안고 있는 '글로벌육성축제'의 경우 모두 3개 중 보령머드축제(7월 개최)를 빼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진주남강유등축제가 10월 초를 빛낸다.대표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 최우수축제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추억의7080충장축제, 강경발효젓갈축제, 이천쌀문화축제도 이달에 선보이며 우수축제인 창원가고파국화축제, 순창장류축제도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망축제로는 한성백제문화제, 광산우리밀축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경주신라소리축제, 동래읍성역사축제, 여주오곡나루축제, 강원고성명태축제가 있다. 다음은 이달에 열리는 주요 축제의 일정과 내용.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어릿광대의 꿈'을 주제로 지난달 25일 개막해 이달 4일까지 안동탈춤공원과 하회마을 등 안동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12개 국가의 공연단이 참여해 춤판을 벌인다. 중국 쓰촨성 천극원의 서유기 화염산(火焰山)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신하회별신굿탈놀이' 등도 한다. ☎ 054-841-6397~8. http://www.maskdance.com ● 진주남강유등축제 = '물·불·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주제로 1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진주의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개최된다. 남강을 장엄하게 수놓는 7만 개 유등에는 임진왜란 때 진주성전투에서 순국한 7만 민·관·군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긴다. 시민등 거리행렬, 고유제, 초혼점등, 수상불꽃놀이, 소망등 달기, 유등 띄우기, 세계풍물등 전시 등 다채롭게 진행된다. ☎ 055-761-9111. http://www.yudeung.com ● 김제지평선축제 = 7일부터 닷새간 전북 김제의 벽골제 일대에서 열린다.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모두 70개.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축제의 주제는 '새로운 시작! 지평선의 끝없는 이야기'다. 아궁이 쌀밥 짓기, 황금들녘 메뚜기 잡기, 황금들녘 달구지여행, 도롱이 워터터널, 벼 수확과 탈곡, 새끼 꼬기, 새총 쏘기, 허수아비 체험 등 다양한 전통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 063-540-3031~6. http://festival.gimje.go.kr ● 청원생명축제 = 옛 청원군 시절부터 개최돼오는 전국 최대 규모의 농산물 잔치. 2일부터 11일까지 오창읍 미래지 농촌테마공원 등에서 열린다. 눈길을 끄는 작품 중 하나는 시민 소망이 담긴 대형 '군집깃발 조형물'. 조형예술가 김해곤 씨가 제작한 작품으로 길이 48m 높이 6m짜리가, 길이 70m 높이 6m짜리 두 점이 전시된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이후 두 번째 축제. ☎ 043-201-0253~4. http://bio.cheongju.go.kr ● 광주 추억의7080충장축제 = 시대와 지역 등이 조화를 이루는 '추억과 어울림'을 주제로 한 충장축제는 7일부터 11일까지 광주광역시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거리 등에서 마련된다. 올해로 12회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전당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추억이라는 공통의 감성소재를 통해 함께 어우러지는 세계적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 062-608-2421. http://www.cjr7080.com 청원생명축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 이달 8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3회째. 개막작은 베르디의 '아이다'로 정선영이 연출을 맡고 베를린 국립음대 교수인 크리스티안 에발트가 지휘봉을 잡는다. 독일 비스바덴국립극장이 처음 내한 공연하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영남오페라단이 선보이는 베르디 '리골레토',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하는 비제 '진주조개잡이',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가락국기'도 무대에 오른다. ☎ 053-666-6000. http://www.daeguoperahouse.org ● 강경발효젓갈축제 =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14일부터 18일까지 충남 논산의 강경포구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부제는 '넉넉한 덤! 최고의 강경맛깔젓!'.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강경 젓갈의 풍미는 물론 젓갈김치담그기, 외국인 김치담그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등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강경은 평양, 대구와 더불어 조선시대의 3대 시장이었다. ☎ 041-746-5662. http://www.ggfestival.co.kr ● 순창장류축제 = 장류와 발효 음식의 진수를 맛보는 축제로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고추장민속마을과 순창읍내 일품공원에서 개최된다. 프로그램은 체험과 공연, 전시 등 7개 분야 73개 종목. 간장, 고추장, 된장과 이들 장류를 이용한 쌈장, 김치, 쿠키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옹기와 인절미, 비빔밥, 떡볶이, 장아찌 김밥 등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물론 당나귀 체험, 가족대항 전통집 만들기 같은 체험과 공연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된다. ☎ 063-652-9302. http://www.jangfestival.co.kr 광주 추억의7080충장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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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만나는 '힐링쿨링' 산책로야생화와 녹음을 벗 삼아 걷는 자연휴식처 남산에서 만나는 힐링 산책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짙은 녹음과 맑은 공기, 서울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산만한 휴식처는 없다. 2015.9.4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케이블카를 타고 N서울타워에 갔다가 유명하다는 왕돈가스를 먹고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남산 기행은 이미 많이 알려진 코스다.남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산책길이 많다.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 꽃과 숲이 어우러진 남산길은 힐링(Healing)과 쿨링(Cooling)을 선사하는 좋은 선물이다. 서울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산만한 휴식처는 없다. 짙은 녹음과 맑은 공기를 벗 삼아 1∼2시간 산책할 수 있는 코스를 찾아본다. 남산에서 만나는 힐링 산책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남산 야외 식물원에서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야생화 300여종을 볼 수 있다. 2015.9.4 kjhpress@yna.co.kr ◇ 꽃길 꽃과 나무를 구경하며 쉬엄쉬엄 산책하기에는 남산 야외식물원이 좋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옆에는 야외식물원으로 연결되는 긴 나무다리가 있다. 널따란 산책로 양편으로 갖가지 모양의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길 중간에는 연못과 나무 그늘, 벤치가 있어 산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다.평일 낮 시간, 몇몇 나들이객은 벤치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청년들은 통나무 테이블에 걸터앉아 노트북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식물원을 부지런히 걷는 아주머니 대부분은 이태원동과 한남동 주민이다. 오전에는 식물원이 피톤치드로 가득 차니 이 시간대에 자주 찾아오라고 귀띔한다. 식물원에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나는 나무와 야생화 300여 종이 자라고 있다. 도시인이 이름만 알고 있던 산부추, 둥굴레, 수크령, 일월비비추, 생강나무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식물을 설명해주는 푯말도 많아 생태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맨발로 자갈길을 걷고 전국 시도에서 보낸 소나무가 모인 팔도소나무 숲을 지나 연꽃이 핀 연못까지 둘러보는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서둘러 걷기만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유유자적하는 여유를 부려야 한다. 남산에서 만나는 힐링 산책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남산 야외 식물원에서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야생화 300여종을 볼 수 있다. 2015.9.4 kjhpress@yna.co.kr ◇ 소나무길 야외식물원 실개천을 따라 연못에 도착하면 '수복천 약수터'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약수터에 도착하면 소나무 숲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작은 샛길이 나온다. 입구에는 "북악산이 서울의 아버지 산이라면 남산은 서울의 어머니 산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안내문이 있다. "한결같은 어머니 사랑처럼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소나무 숲에서 한숨 돌리고 가세요. 선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면 어머니의 젖을 먹은 아이처럼 새로운 힘이 솟아납니다"라고 조언한다. 남산의 남쪽 소나무 숲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이 산책로에는 신체의 굴곡을 고려해 만든 S자형의 나무 선베드가 있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낮잠이나 사색을 즐기기에 딱 맞다. 선베드 삼림욕의 효험이 꽤 알려진 모양인지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이 산책로는 인공적으로 길을 닦아 만든 길이 아니라 산길이다. 남산에는 소나무와 신갈나무, 참싸리, 남산제비꽃 등 자생종 108종 등 총 138종의 식물이 있다. 몸통이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제멋대로 자란 소나무 사이로 폭이 1.5m가량 되는 편편한 산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용산 시내 전경이 펼쳐져 산책이 지루하지 않다. 소나무길은 서쪽에서 남측순환로와 만나면 끝나는데 총 길이는 1㎞ 정도다. 걷다 지치면 남쪽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어 소월로로 빠지면 된다. 남산에서 만나는 힐링 산책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남산 남쪽에 위치한 소나무 숲은 삼림욕을 즐기려는 등산객으로 붐빈다. 2015.9.4 kjhpress@yna.co.kr ◇ 실개천길 남산에는 N서울타워 북쪽과 남쪽에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된 산책로 두 개가 있다. 북측순환로와 남측순환로라고 불린다. 남산케이블카 뒤편에서부터 국립극장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북측순환로는 남산의 허리를 감싸고 돌아가는데 실개천이 흐르는 구간이 많다. 시원한 물에 손발을 담가 열을 식힐 수 있는 곳이다. 북측순환로 입구인 목멱산방에 도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명동역에서 내려 남산 케이블카 승강장을 통과하거나 드라마 마지막 장면이 촬영돼 유명해진 '삼순이 계단'을 거쳐 진입하면 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맞은편 한양도성 성곽을 따라 올라와 백범광장을 통과해도 된다. 총 길이 3.5㎞의 북측순환로는 아스팔트에 쿠션감이 있는 우레탄을 깔아놔 걷기 편하다. 나무 그늘이 많아 여름에도 지지치 않고 산책을 할 수 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라 자연의 소리에 흠뻑 취할 수도 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오르막인데도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북측산책로를 걷다 보면 제갈공명을 모시는 사당 와룡묘와 조지훈 시비, 국궁장인 석호정도 볼 수 있다. 이 길은 여름에는 짙은 녹음으로 물들고, 봄에는 개나리로 노랗게, 가을에는 단풍으로 붉게, 겨울에는 눈으로 하얗게 변신한다. 남산의 사계절을 경험하기에 좋은 산책로다. 남산에서 만나는 힐링 산책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남산공원 회현자락에서 복원된 남산 성곽. 서울시는 한양도성 성곽을 복원하면서 그동안 땅에 묻혀있던 130m 구간을 복원해 산책로를 만들었다. 2015.9.4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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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상호교류의 해' 조직위원회 최준호 예술감독최준호, 한-불 상호교류의 해 예술감독 (서울=연합뉴스) 한-불 상호교류의 해 2015-2016 조직위원회 최준호 예술감독이 11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종묘제례악 공연을 개막작으로 선정하고 오는 9월 18-19 양일간 파리 샤이오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의 독창성, 역사성, 전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무국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정훈 김정은 기자 =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악'이 오는 9월 18~19일 프랑스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 무대에 오른다. 내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9월부터 내년 말까지 한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진행되는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행사 개막공연이자 국립샤이오극장의 2015-2016 시즌 개막작으로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의 역대 제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사당인 '종묘'에서 그들을 기리는 제사인 '종묘제례'를 지낼 때 쓰인 기악과 노래, 춤이다. 음악과 노래, 춤을 하나로 엮은 종합 예술로 한국 궁중문화의 총체적인 역량이 모두 담긴 한국 전통예술의 정수이자 56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온 문화유산이다.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한국 측 조직위원회 최준호 예술감독(56·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11일 국립국악원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이 프랑스 국민에게 "한국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예술감독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한국의 해' 행사를 가장 수준 높고, 오랜 전통이 깃든 종합예술인 종묘제례악으로 시작함으로써 한국이 갑자기 경제가 성장한 졸부도 아니고, 미국화한 나라도 아니며, 전쟁과 일제강점기를 통해 문화가 존재하지 않고 역사적 아픔만 있는 나라가 아니라 훌륭한 문화유산을 지닌 나라라는 것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종묘제례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것"이라며 "개막작으로서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예술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종묘제례악 공연이 어떻게 이뤄지게 됐나? ▲ 2010년 국영 '라디오 프랑스'에서 종묘제례악 공연을 녹음해 2011년 음반으로 출시했다. 파리 '세계 문화의 집'과 '라디오 프랑스'에서 종묘제례악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밝혀오던 중에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그 과정에 그들이 이 작품이야말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유일의 전통과 예술미를 다 갖춘 작품이라고 평가했고, 국립샤이오극장도 시즌 프로그램으로 하겠다고 해서 조직위원회에서 개막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 -- 왜 종묘제례악인가? ▲ 종묘제례악은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1호이다. 2001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한국의 종묘제례악을 선정했다. 이것은 500년 이상 된 우리나라 국가 최고의 의례다. 종묘제례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것이기 때문에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 종묘제례악이 프랑스에 이미 알려져 있는가. ▲ 이미 프랑스에서는 우리 국악이 많이 알려졌다. 애호가층도 있다. 종묘제례악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 큰 편이다. 세계 어디에도 국가 차원에서 그 나라의 음악이나 의례를 꾸준히 유지하고 발전시킨 나라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프랑스 국민의 호기심과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 종묘제례악 공연으로 한불 교류에 어떤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가. ▲ 이 정도 규모의 완전한 공연은 외국으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국내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이루어지는 공연이 흔하지 않다. 프랑스 국민도 이 공연을 평생에 두 번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종묘제례악 공연을 시작으로 해서 '한국의 해' 행사로 200종의 한국 문화예술이 프랑스 국공립 문화공간에서 펼쳐진다. 프랑스 국민은 작품의 독창성, 역사성, 전통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나머지 장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문화예술 행사에 대해서도 굉장한 기대를 갖도록 하고, 앞으로 한국 문화예술을 계속 프랑스 국민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한국의 해' 행사에 전통 문화예술과 대중문화 공연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 대중문화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이 나서 인력과 재원을 들여서까지 한다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한 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말자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 단계는) 민간이 직접 교류하는 것이 좋다. -- K팝에 대한 수요도 있지 않은가. ▲ 그렇기는 하다. 개막은 전통적인 공연으로 시작하고 끝 무렵에는 대중적이고 폭발적인 것으로 갈 것이다. K팝은 아마 그 무렵에 할 것이다. 지금 기획 중이다. -- 프랑스 '한국의 해' 행사를 통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 프랑스인들이 이제는 한국, 중국, 일본 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알게 됐다. 음식이나 월드컵을 통해서 봐 왔다. 올 한 해야말로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많은 한국문화가 소개될 것이다. 프랑스 국민이 적극적으로 와서 보고 감상하고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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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이상은·남궁연…우리음악 경계를 넘다포부 밝히는 나윤선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은 재즈보컬 나윤선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국악과 재즈·영화음악·발레 등의 만남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우리 음악이 새로운 음악과 만나 어떻게 발전하고, 우리 시대에 맞고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음악으로 남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100년 후에도 들을 수 있는, 다음 세대도 즐길 수 있는 우리 음악을 만들려고 합니다."('여우락(樂) 페스티벌' 나윤선 예술감독) 2010년 시작 이래 한국 전통음악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시도로 젊은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국립극장의 '여우락(樂) 페스티벌'이 올해 또 한 번의 변신과 도약을 시도한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새롭고 괜찮은 우리 음악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국악이 고리타분한 옛 음악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깨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월드뮤직으로서 국악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으로 축제의 영역을 확장한다. 세계를 사로잡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가수 이상은, 드러머 남궁연, 타악기 연주자 민영치,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의 작곡가 이지수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키워드 아래 국악과 재즈,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등 다양한 조합으로 이뤄진 14개 신작을 4개 테마로 나눠 선보인다. 나 예술감독은 "그동안 해외 공연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악을 제삼자이자 재즈뮤지션의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했다"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우리 음악이 얼마나 독특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안호상 극립극장 극장장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첫 무대는 나 예술감독이 다양한 연주자들과 만나는 '디렉터스 스테이지'로 시작한다. 나 예술감독이 여우락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을 비롯한 재즈·한국음악 연주자들과 재즈, 월드음악,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시인 고은도 나서 자신의 시를 나윤선과 함께 낭독한다. '여우락'이라는 세 글자로 시작하는 시도 만들어 선물한다. 창작국악그룹 '불세출'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해외 뮤지션과 국악인의 협업하는 '믹스 & 매치'도 기다린다. 나 예술감독이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만났던 음악가 중 한국음악에 관심이 있고 잘 어우러질 네 명을 초대했다. 핀란드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재즈 전문사이트 '올 어바웃 재즈'가 극찬한 기타리스트 뉴엔 레, 화려한 테크닉의 타악기 연주자 스테판 에두아르, 플루트 연주자 죠슬렝 미에니엘이 국악 연주자들과 만난다. '2015 초이스'를 통해서는 올해 처음으로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허윤정을 집중 조명한다. 소감 말하는 '올해의 아티스트' 허윤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오른쪽)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창작국악, 즉흥 음악을 넘나드는 활동을 해온 허윤정은 정통 전통음악과 거문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현대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두 개의 무대를 준비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기능보유자인 정재국, 대금산조의 창시자 원장현, 아쟁 연주자 이태백 등과 꾸미는 '여류금객 거문고 노정기'와 첼리스트 에릭 프리드랜더, 타악기 연주자 사토시 다케이시 등과 함께하는 '타임리스 타임'이다. 허윤정은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무대와 시공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음악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센세이션'에서는 이상은, 남궁연, 민영치, 버클리 출신의 남성 4인조 재즈 밴드 '프렐류드'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뮤지션들이 형식과 장르를 넘은 음악을 선보인다. 이상은은 "수많은 고민을 하다가 저의 음악과 국악을 잘 비비기로 했다"며 "국악의 정서와 정신을 대중음악과 이어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연과 민영치는 드럼과 장구 장단에 발레리나 김주원과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이영철의 춤, 영상을 결합한 융복합 공연을 선보인다. 궁중음악 '수제천'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미국의 재즈가수 냇킹콜이 부른 '아리랑'을 복원한다. 남궁연은 "이번 작품의 콘셉트는 '충격'"이라며 "발레에 사물놀이 장단이 붙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일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사말 하는 안호상 극장장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안호상 극립극장 극장장이 2일 오전 서울 국립극장 KB청소년극장에서 열린 '2015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6.2 ksujin@yna.co.kr 재일교포 3세로 외국을 무대로 국악을 연주하는 민영치는 "음식점도 맛이 없으면 손님들이 안 오듯이 음악도 재미있고 멋있고 아름다워야 손님들이 즐긴다"며 "외국에서 쌓아온 지난 10년간의 연구 결과를 여우락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의 작곡가 이지수는 기존의 영화 음악과 민요 등을 편곡해 멜로, 액션, 공포 등 한국 고전영화의 명장면 위에 입히는 색다른 공연을 준비한다. 이번 '여우락'에서는 출연자들의 음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여우톡', 외국 출연자들이 국내 연주자들과 만나는 '마스터 클래스', 국내 출연자들이 한국음악 전공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대학생 워크숍'도 진행된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여우락이 더욱 성장해서 열정과 재능 있는 젊은 국악인을 발굴하고 스타를 배출하는 통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7월 1∼26일 국립극장. 관람료는 3만원. 문의 ☎ 02-2280-4114.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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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볼까?> 곧 끝나는 공연, 놓치지 마세요(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김정은 권혜진 기자 = 5월의 마지막 이틀이 남은 이번 주말 소위 '문화인'이라면 이달이 가기 전 꼭 챙겨봐야 할 공연과 전시는 무엇일까. 국내 근대 극작가인 김우진의 작품을 90년 만에 초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연극 '이영녀'부터 생활 속 공예 작품 1만3천여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예가 맛있다'전까지 최근 화제가 된 공연과 전시를 챙겨보려면 이번 주말 바쁘게 움직여야 할 듯싶다.◇ 90년만에 연극무대 오른 고(故) 김우진의 '이영녀'이달 말까지 서울 극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이영녀'는 한국 근대극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우진이 쓴 동명의 희곡이 원작이다.주인공 이영녀는 세 아이를 둔 평범한 여성이지만 남편이 가출하자 생계유지를 위해 매춘에 나선다. 그러나 곧 밀매춘으로 감옥에 갇히고 이후 공장노동자로 일하지만 공장 관리인의 착취를 못참고 비판하다 쫓겨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는 동거남 유서방과 재혼하지만 온갖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결국 숨을 거둔다는 무거운 내용이다.김우진은 이 작품을 쓴 다음해인 1926년 성악가 윤심덕과 현해탄에서 투신해 비운의 극작가로 기억되고 있지만 '난파' '산돼지' 등 연극사에 의미있는 작품을 남긴 인물이다.이 연극은 그런 그의 미발표 유작 '이영녀'가 90년만에 무대에 올랐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국립극단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더욱 빛을 발한다.매춘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갖고 여성이 처한 현실과 그 대안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는 점에서 1925년 김우진이라는 인물이 지녔던 시대를 넘어선 사고도 엿볼 수 있다.관람료 3만원. ◇ 토니 어워즈서 주요 상 휩쓴 '레드'이달 말로 폐막하는 연극 중 주목할만한 또 다른 작품으로는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상연 중인 '레드'가 있다.200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뒤 이듬해 미국 브로드웨이에 상륙, 제64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등 주요 6개 부문을 휩쓴 검증된 작품이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가 1958년 뉴욕 유명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아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이 벌이는 논쟁만으로 극을 채우는 2인극이다. 2011년 연기파 배우 강신일, 강필석을 내세워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이번에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배우 정보석이 한명구와 나란히 '로스코'로 출연한다. '켄'은 박은석, 박정복이 더블캐스팅됐다.관람료는 4만4천~5만5천원. ◇ 국립발레단 히트작 '교향곡 7번' & '봄의 제전' 국립발레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관객에게 소개한 '교향곡 7번'과 '봄의 제전'이 올해 다시 한번 찾아온다. 독일 안무가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은 무용수들이 오로지 베토벤 교향곡 7번의 악기 선율과 박자, 리듬에 따라 마치 음표가 된 듯 움직이는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 테크닉에 변형을 가한 네오클래식 발레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경쾌한 작품이다. 음악과 동작의 결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선명하게 드러나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동명곡을 사용해 만들었다. 현대무용에 가까운 모던발레로, 여러 문화권에서 인류가 경험한 봄의 태동에 초점을 맞춘 동적이고 감정적 움직임이 특징이다. '교향곡 7번'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봄의 제전'은 뮌헨발레단이 레퍼토리로 삼은 검증된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때 신선하고 흥미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호평받았다. 공연은 30∼3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는 2만∼5만원. 문의 ☎ 02-587-6181 ◇ 생활 속 우리 공예, 맛보고 즐기고 느끼세요…공예가 맛있다展공예는 멀리 있지 않다. 사람들이 먹고 쓰고 담는 그릇이 그렇고,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공예품 중에서도 일상생활용품이 많다. 전시 기간이 짧긴 하지만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리고 있는 '2015 공예 플랫폼-공예가 맛있다' 행사는 공예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친근한 지점에 함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행사에는 맛집과 찻집, 9개 지방자치단체 등 100여개 팀이 참여하고 300여 명의 작가와 장인이 함께한다. 전시 판매되는 공예품은 1만3천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공예의 산업화, 세계화라는 거창한 취지를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재료로 공예에 도전하고 있거나 관심있는 이들은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역의 특색있는 공예품, 공예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관, 통기성이 좋은 옹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풍미를 더한 커피와 차도 마실 수 있다. 6월2일까지 열려 전시 기간이 짧다는 점이 아쉽지만 관람객에 따라선 순수예술 못지않게 우리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예를 새롭게 다시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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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희 "가장 대중적인 국악 들려 드릴게요"뮤지션으로 거듭난 '국악소녀'…밴드 결성해 첫 음반·콘서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전통도 필요하지만,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국악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국악과 서양음악을 잘 조합해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국악을 들려 드릴게요." '국악소녀' 송소희(18)가 뮤지션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소희 밴드', 그리고 첫 음반과 함께.송소희는 7세이던 2004년 전국시조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국악 신동'으로 불리다 2008년 KBS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6세이던 2013년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구성진 민요 가락을 뽑는 깜찍한 모습으로 TV 광고에 등장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국악소녀'로 불리며 방송과 공연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정작 그만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는 별로 없었다.그러다 지난해 9월 '송소희 밴드'를 결성했다. 이형성(베이스·프로듀서), 이동수(드럼), 진홍석(피아노), 이지성(일렉기타), 김승택(해금), 여승헌(대금·소금) 등 양악기와 국악기 연주자 6명이 모였다. <<에스에이치파운데이션 제공>>지난달에는 국악과 양악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미니앨범 '뉴 송'(NEW SONG)을 내놨다. 펑크, 발라드, 블루스, 록 등의 멜로디와 송소희의 국악 발성이 포개진 민요와 신곡 등 5곡을 담았다. 송소희가 선곡하고 이형성이 편곡과 작곡을 맡았다. 이 음악을 들고 전국 투어에도 나선다. 1∼2일 국립극장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송소희 밴드'의 본격 데뷔 무대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연습실에서 만난 송소희는 TV에서 본 앳된 고3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국악과 음악적 방향에 대한 생각만큼은 오래 곱씹은 듯 무르익어 있었다. "국악 대중화가 늦어진 이유는 변화하는 현대인의 감성에 맞도록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우리 음악이니까' 하며 무작정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한때 내가 국악을 사랑하고 열심히 한다고 사람들이 들어주기는 할까? 회의감을 느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어떤 음악이든 좋으면 당연히 듣게 돼 있으니 묵묵히 제 할 일을 하자고 생각해요. 결국, 국악인들의 몫이죠." <<에스에이치파운데이션 제공>>5살에 홍성의 한 국악원에서 처음 국악을 접했을 때부터 치면 14년차 국악인이지만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갖고 국악과 만난 것은 2년 전부터다. "사실 고1 전까지는 어른들이 시켜서 했어요. 뭔지도 모르면서 '무형문화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요."그럼에도, 지금까지 국악의 길에 들어선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운명이죠. 그래서 그런지 어느 순간 국악을 더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그즈음 광고를 찍게 됐죠. 그랬더니 국악을 안 듣던 사람들도 관심을 두고 공연을 보러 오더라고요. 이때다 싶었죠.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 때 국악을 좀 더 알려야겠다고요. 생소한 국악을 무조건 알리려고든다고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으니 먼저 국악 하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송에 열심히 나갔죠." <<에스에이치파운데이션 제공>>하지만, 방송이나 그동안의 협연 무대는 그의 음악적 색채를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정해진 콘셉트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 음악을 하는 데 함께 할 동지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밴드를 결성했죠. 음반도 그동안은 '지금은 너무 미숙하니 좀 더 완성됐을 때 내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완성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현재의 능력 안에서 해보자, 큰 공부가 될 것이라는 쪽으로 바뀌었죠."이렇게 해서 나온 첫 음반에는 팝의 멜로디가 어우러진 민요 '군밤Funky', '달맞이 꽃', '매화향기', 타이틀곡이자 신곡인 '아침의 노래', 송소희가 작사에 참여해 아버지를 향한 마음을 표현한 '지금처럼만'이 담겼다. 송소희는 각 멜로디의 특성에 맞춰 경기민요 발성을 순화시키면서 펑키하게 리듬을 타거나 로커처럼 내지르는 등 국악과 팝의 발성을 오간다. "밴드는 국악과 양악을 조화시키려 노력하는데 보컬 혼자 전통을 고집하고서는 같이 갈 수 없죠. 하지만, 이게 국악의 정체성을 흐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죠." 그는 "제가 서양음악을 듣고, 배우고, 한다고 서양음악으로 전향하려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서양음악을 배우는 것은 국악을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소희 밴드'와 함께 세계에 국악을 알리겠다는 꿈도 꾸고 있다. 중고등학교는 인문계를 다녔으니 대학에서는 국악을 깊이 공부할 계획이다. "'국악인 송소희' 보다는 '국악을 하는 음악인 송소희'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음악을 듣고 난 분들이 국악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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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홍광호와 스타 김준수의 대결…뮤지컬 '데스노트'(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했던 홍광호가 1년6개월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한다. 오는 6월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를 통해서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김준수가 그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 역으로 나서 두 뮤지컬 스타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김준수가 그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 역으로 나서 두 뮤지컬 스타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동명의 인기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회사 '호리프로'가 제작하는 작품이다.일본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하고 '지킬 앤 하이드' 등 국내에서 사랑받은 여러 뮤지컬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다.'보니 앤 클라이드'의 이반 멘첼이 각본, '몬테크리스토'의 잭 머피가 작사 작업에 참여했다.6일 일본에서 세계 초연 후 6월 라이선스 뮤지컬로 한국에 온다.이름이 적히면 죽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라이토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라이토' 역은 지난해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해 한국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홍광호가 연기한다. 라이토와 운명을 건 대결을 벌이는 '엘' 역은 '한류대세' 김준수가 맡는다. 뮤지컬 '위키드'의 정선아와 박혜나가 각각 라이토의 여자친구 '아마네 미사'와 여자 사신 '렘'을 소화한다. 최근 '킹키 부츠'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던 강홍석이 남자 사신 '류크'로 합류했다. 공연은 6월20일∼8월9일. 관람료는 미정. 문의 ☎ 1577-3363. <<씨제스컬쳐 제공>>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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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무대 서는 김명곤…두 작품서 아버지 연기16년만에 무대 서는 김명곤(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고대소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마당극 '아빠 철들이기'에서 예술감독 겸 심봉사 역을 맡아 16년 만에 무대에 서는 김명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고향에 돌아온 기분…설레고 긴장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설레요. 굉장히 기쁘면서 떨리기도 하죠. 공연일이 다가오니 엄청나게 긴장 되고요. 무대라는 것이 권투 링하고 비슷해서 잘못하면 나가떨어지죠. 승패는 알 수 없어요."연극배우에서 영화배우로, 시나리오 작가에서 제작자, 연출가, 공연 행정가에서 장관까지. 지난 30여 년 간 장르의 경계와 작업의 영역을 넘나든 김명곤(63)이 16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선다.그것도 한 달 간격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작품에서 상반된 모습의 아버지 역할을 소화한다. 3일 개막하는 퓨전 음악극 '아빠 철들이기'와 내달 1일 재공연하는 연극 '아버지'에서다. 서울대학교 사대 연극반에서 연극활동을 시작한 그는 극단 '상황', '연우무대' 등을 거쳐 1986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한 이후 제작, 연출, 연기 활동을 두루 펴왔다. 영화 '서편제'에서 각본을 쓰고 주인공 '유봉'을 연기해 1993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 배우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행정가로 변신해 2000∼2005년 국립극장장을 지냈고 2006∼2007년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드라마 '각시탈', '왕의 얼굴', 영화 '광해', '명량' 등 최근 몇 년간 드라마와 영화에는 종종 출연했지만 무대에서는 1999년 연극 '유랑의 노래' 이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최근 연습이 한창인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만난 그는 "앞선 10년간은 공직에 있었고, 장관을 그만둔 뒤에는 만들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 계속 연출과 제작에 매달리다 보니 직접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갈증은 있었지만, 무대에 서려면 체력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데 연출 작업도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함부로 설 수는 없었어요. 이제 제 생활도 좀 정리가 돼가니 조금 할만하겠다 해서 나서게 됐죠." '아버지'는 그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아 2012년 처음 올린 작품이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개관 기념 초청작으로 2년만에 서울에서 공연하는 이번 연극에서 전무송, 권성덕과 함께 '아버지' 역을 연기한다. 해고당한 아버지가 자동차 사고를 위장해 백수 아들에게 보험금을 물려주고 죽어가는 비극을 그린다. '아빠 철들이기'는 고대소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음악극이다. 당차고 야무진 소녀가장 심청과 날마다 사고만 치는 철부지 아버지 심학규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판소리 등 노래와 동서양의 악기, 춤으로 풀어낸다. 김명곤이 예술감독 겸 심봉사 역을 맡는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아버지 시리즈'가 됐네요. 저도 '아버지'의 나이가 되고 보니 그들이 겪는 시대적 상황을 다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아버지들은 가족에게 소외되고, 대화할 줄도 모르고, 나가서 돈만 버는 존재였는데, 이제는 가족과 함께 어울려야 하는 시대가 됐잖아요. '심청전'에는 젊은 세대와 아버지와의 갈등을 비롯해 돈과 욕망에 눈먼 경쟁사회 등 우리 시대의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그는 이번 작품에서 젊은 국악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판소리와 연기, 연주를 동시에 선보인다. "저는 자꾸 분류하고 쪼개는 것을 싫어합니다. 제가 배우만이 아니라 여러 일을 하듯이 공연도 연극이냐 마당극이냐 음악극이냐 장르나 경계에 구애받고 싶지 않아요. 장르는 편리에 따라 나누는 것일 뿐이죠."현재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는 그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에 관심이 많다. "영화나 드라마는 젊은이들이 마구 진출하지만 연극이나 국악, 무용은 젊은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방법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 아까운 재능을 낭비하거나 썩히며 방황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죠. 새롭게 배출되는 젊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그는 "지금의 문화정책은 시장 위주"라며 "삶에 대한 근본적 성찰, 삶의 균형을 가능하게 하는 순수예술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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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되살린 전통…국립무용단 신작 '제의'(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현대적인 한국무용으로 호평받은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이 내달 대형 신작 '제의'(Ceremony 64)를 선보인다. 민속무용과 궁중무용뿐 아니라 종묘제례, 불교무용까지 의식을 위한 모든 종류의 무용을 망라해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종묘제례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8일무'(가로 세로 8명씩 총 64명의 무용수가 추는 춤)를 기본으로 왕의 제사의식인 종묘제례의 '일무', 불교의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액(厄)과 살을 쫓는다는 민속무용의 '도살풀이춤', 군왕에게 바치는 조선시대 궁중무용 '춘앵무'까지 아우른다. 특히 국립무용단 무용수 45명 전원이 공연 내내 등장과 퇴장 없이 무대를 지키면서 웅장한 장면을 연출한다. <<국립극장 제공>>종묘제례악 일무 이수자인 윤성주 예술감독이 안무했다. 주역이 말하는 인간과 자연의 존재 양상, 변화 체계를 상징하는 '64괘'와 8명이 8개 줄로 서서 추는 의식무용 '일무'의 형식을 기본 안무 구도로 삼았다.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박우재가 작곡을 맡아 전통악기로 현대적인 선율을 빚어낸다. 음악은 종묘제례악, 범패, 법고 등 제례의식에 사용된 음악을 모티브로 하되 원곡의 느낌을 최소화했다. 한국 전통 구음과 재즈의 스캣(가사 대신 뜻없는 소리를 흥얼거리며 노래하는 창법)이 섞인 소리꾼 김봉근의 독특한 소리도 담겼다. <<국립극장 제공>>무대와 조명, 의상은 64괘와 이에 담긴 음양오행, 우주의 이치를 형상화했다. 7m 높이의 벽을 세방향에 세워 'ㄷ'자 모양으로 만든 무대가 이동하면서 무대를 나누거나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의상은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색을 썼다. 원단염색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 작품에 맞춰 직조한 원단으로 의상을 만들었다. 공연은 4월 9∼1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는 2만∼7만원. 문의 ☎ 02-2280-4114.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