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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복서' 이시영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복싱 선수로도 활동하는 배우 이시영(33)이 복싱 국가대표의 꿈에 재도전한다.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 관계자는 30일 "이시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1차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시영은 출연 중인 tvN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 촬영을 끝내고 나면 몸 상태를 확인하고 시합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시영은 지난 2012년 3월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1월 인천시청 복싱팀에 입단했던 이시영은 부상으로 작년 10월 제95회 제주 전국체육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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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수영 여신' 도희, 제 옷이란 생각에 잡았죠tvN '호구의 사랑'서 국가대표 수영선수 도도희 역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냉정히 평가하면 애프터스쿨 유이(본명 김유진·27)는 즉 연기를 빼어나게 잘하는 아이돌은 아니다. SBS TV '미남이시네요'와 tvN 스포츠드라마 '버디버디', MBC TV 주말극 '황금무지개', KBS 2TV 퓨전사극 '전우치',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조연을 맡았지만 연기력에 대한 크고 작은 지적들을 받곤 했다. 그럼에도 유이는 명랑함이 가득한 얼굴과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특장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왔다. tvN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여주인공인 당찬 국가대표 수영선수 도도희는 그런 면에서 유이의 특장점을 특화한 역으로 보인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유이 또한 "도도희는 제 옷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꽉 잡았다"고 말했다. 원작인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 속 여주인공 윤설희는 여리고 눈물 많은 청순가련형이다. '호구의 사랑' 출연 이야기가 처음 오갈 때 웹툰을 읽어본 유이는 "소속사에 여주인공 윤설희는 제가 할 수 있는 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윤설희는 가녀리고 누군가 보호해줘야 하는 캐릭터에요. 그런데 저는 원래 성격상 누구에게 보호받고 눈물을 흘리는 그런 역할을 아직은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회사에 말했더니 시놉시스가 오면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표 PD와 윤난중 작가가 고심 끝에 이름까지 바꾸면서 재창조한 여주인공 도도희는 '국민 인어공주'라 불리는 수영선수지만 남자 못지않게 털털하면서도 구수한 입담을 자랑한다. "대본에 나오는 도도희의 당차고 당당한 모습이 멋있었어요. 또 도도희가 성장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모습을 표현해 보고 싶더라고요." 수영선수 출신임에도 한 번도 드라마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 없다는 점도 이번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였다. 작년 말부터 한창 촬영 중인 유이는 "도도희 말투가 거칠다 보니 현실로 돌아왔을 때도 계속 그 말투를 쓰는 것 같다"면서 "현실인지 촬영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도도희 역에 빠져 있다"고 한다. 극중 도도희는 두 남자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는다. 사실상 백수에 가까운 강호구(최우식 분)과 모든 면에서 흠잡을 것 없는 변호사 변강철(임슬옹)이 그들이다. 유이는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퍼붓는 강호구로 분한 최우식에 대해 "강호구와 90%는 비슷한 것 같은데 좀 더 남자다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최우식은 "제가 샤워하고 나올 때는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유이 누나랑 같이 있으면 미녀와 호구 같은 느낌"이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도도하고 거침없던 도도희가 호구를 통해서 사랑과 우정을 많이 배우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1년 반 정도 연기를 쉬었는데 기다리다 보니 좋은 작품이 온 것 같아요."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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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문화> ⑪ 방송연예, '별그대'에서 '차이나머니'까지'별그대' 열풍 중국 뒤흔들어·차이나머니 물밀듯 들어와외국인 예능 대세·프로그램 해외 포맷수출 가속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2014년 방송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계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열풍에서 시작해 '차이나 머니' 공세로 막을 내렸다. 2013년 12월18일 시작해 올해 2월27일 끝난 '별그대'가 중국에서 초대박을 치면서 이를 계기로 중국 대륙에서 한류 붐이 다시 한번 활활 타오르게 됐고, 이와 발맞춰 전세계, 전방위적으로 손을 뻗어나가고 있던 차이나 머니가 한국 대중문화계 속으로도 적극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타들의 중국 진출이 이어졌고, 탕웨이-김태용, 채림-가오쯔치 등 한-중 스타들이 국경을 넘어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한-중 문화계가 한층 가까워졌다. 여기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오랜 기간 일본을 향해 있다 '별그대'를 기점으로 빠르게 중국 쪽으로 선회 중이던 한류의 나침반 바늘은 완전히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예능계에서는 한국말 잘하는 주한 외국인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선보였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운 한국 프로그램의 해외 포맷 수출이 본격화됐다. ◇ 드라마 中수출 회당 1만→28만 달러…스타들 중국 진출 러시 한류 드라마의 중국 수출가는 '별그대' 덕분에 올 한해 가파르게 급등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회당 1만 달러(약 1천만 원) 정도에서 중국에 팔리던 한류 드라마의 수출가는 지난해 10월 한류스타 이민호·박신혜 주연의 '상속자들'이 회당 3만 달러에 팔리고, 뒤이어 '상속자들'의 후광을 입은 '별그대'가 4만 달러 선에서 팔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별그대'가 중국에서 초대박을 치면서 이후 한류 드라마의 수출가는 빠른 속도로 치솟았고, 11월 시작한 이종석·박신혜 주연의 '피노키오'가 회당 28만 달러(약 3억1천만 원)에 판매되면서 한류 드라마 대 중국 수출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21부작인 '별그대'가 중국 수출로 8억 원의 수익을 얻었는데, 불과 1년 만에 '피노키오'(20부작)는 62억 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스타들은 중국으로 향했다. 이민호, 김수현, 전지현, 박해진 등이 중국 광고시장 인기 모델로 부상하고 송혜교, 김태희, 송승헌, 비, 권상우, 손태영, 이준기, 김하늘, 박시후, 김범 등은 중국 작품을 촬영했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다. 또 채림과 추자현은 아예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편에서는 소후닷컴이 150억 원을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에 투자해 지분 6.4%를 확보하는 등 차이나 머니가 국내 기획사·제작사와 손잡는 경우가 속속 생겨났다. ◇ 프로그램 포맷 수출 활기…미국 시장까지 넘봐 중국 내 한류가 다시 불붙으면서 한류를 적극적으로 배우자는 움직임도 커졌다. 단순히 한류를 수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류의 노하우를 배워 중국 콘텐츠의 힘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개그콘서트' '아빠 어디가?' '런닝맨' '꽃보다 할배'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등의 포맷이 중국에 수출돼 올해 중국 버전으로 제작되거나 제작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또 포맷 수입과 함께 관련 PD와 스태프도 중국으로 초청해 제작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별그대'의 장태유 PD 등 드라마 PD들도 잇달아 중국 드라마, 영화 연출을 위해 짐을 쌌다. 미국에도 포맷이 수출됐다. 드라마 '굿닥터'와 '별에서 온 그대'가 각각 미국 지상파인 CBS와 ABC에, 예능 '꽃보다 할배' 역시 지상파인 NBC에 각각 포맷이 팔렸다. 드라마의 경우는 미국 버전으로 탄생하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하지만, 그 스토리가 미국 시장에 팔린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꽃보다 할배'의 경우는 내년에 미국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국인 예능 대세…'왔다! 장보리' '미생' 인기 올해는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었다. JTBC '비정상회담'과 MBC '헬로! 이방인'은 아예 외국인들로 속을 채운 프로그램이고, MBC '일밤-진짜 사나이'·'나혼자 산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의 프로그램에도 외국인들이 출연해 감초 역할을 했다. 또 가나 출신 샘 오취리의 경우는 tvN 농촌 드라마 '황금거탑'에도 출연했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 채널 tvN이 '꽃보다 할배'에 이은 '꽃보다 누나'와 '꽃보다 청춘'의 잇단 히트,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내세우며 기존 예능의 허를 찌른 '삼시세끼'의 성공으로 주가를 높였다. '별그대' 이후 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지상파 드라마는 MBC '왔다! 장보리'와 '마마', KBS2 '가족끼리 왜이래', KBS1 '정도전' 등 연속극으로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미니시리즈 드라마 가뭄 속에서 월화극이 KBS1 '가요무대'에 시청률 1위를 뺏기는 상황이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드라마 시청률이 하향세를 걸었다. 케이블에서는 tvN '미생'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또 tvN '연애 말고 결혼'· '고교처세왕', OCN '나쁜 녀석들' 등도 회자됐다. ◇ KBS 사장 해임·대만 뒤흔든 이영애 선행 등 KBS는 5월 청와대와 사장의 보도·인사 개입 의혹 제기로 노조가 파업까지 하는 한 달여의 홍역을 치른 끝에 결국 길환영 사장이 해임되는 사태를 겪었다. 역대 공영방송사 사장 중 세번째 해임 사례였다. 한류스타 이영애는 서울에서 사고로 일찍 태어난 대만 아기를 위해 병원비 1억 원을 쾌척하는 등 몰래 선행을 베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만을 뒤흔들었다. 최근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됐던 대만에서는 이영애의 선행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대만 저우다관(周大觀)문교재단은 이영애를 세계생명사랑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편, '영원한 공주' 배우 김자옥이 암투병 끝에 6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고, 1980년대 스크린의 섹시 스타 김진아도 암으로 51세에 생을 마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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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김우빈·이민호…스크린에 훈남들이 뜬다>(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살갗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불어 오는 겨울. 영하의 날씨는 매섭지만, 영화관에 가면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이 저절로 사르르 녹을 듯하다. 유연석·김우빈·이민호 등 보고만 있어도 훈훈해지는 이른바 '대세' 남자 배우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몰려 오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 tvN의 '응답하라 1994'(응사)에서 메이저리거 '칠봉' 역으로 데뷔 10년 만에 일약 스타가 된 배우 유연석(30)은 한석규·고수·박신혜와 함께 한 사극 '상의원'을 선보인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 영화로, 이번 달 개봉작 중 유일한 사극 영화다. 유연석은 '왕'의 역할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쳐 보인다. '상의원'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 개봉한다. 작년 드라마 '상속자들'과 영화 '친구2'로 존재감을 빛낸 배우 김우빈(25)은 영화 '기술자들'로 관객과 만난다. 역시 24일 개봉하는 '기술자들'은 2012년 '공모자들'로 데뷔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으로, 인천세관에 숨겨진 1천500억원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범죄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작품이다. 김우빈은 천재 해커 '종배'역을 맡은 이현우(21) 등과 함께 팀워크를 선보이는 전문 금고털이범 '지혁'으로 분한다. 개봉 전부터 아시아필름마켓에서 4개국 선판매를 이뤄낸 기대작이다. '한류 스타' 이민호(27)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강남 1970'은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 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영화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를 연출한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 욕망에 목숨을 거는 위험한 청춘 '종대' 역을 맡은 이민호는 영화 '해바라기'(2006)에 이어 8년 만에 액션을 선보이는 김래원(33)과 함께 거친 액션을 소화했다. 이미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등 아시아 10여 개국의 배급을 확정한 '강남 1970'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국민 남동생' 여진구(17)는 소설가 정유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이민기(29)와 함께 웃음을 선사한다. 내년 1월 관객에게 선보일 이 영화는 평온한 병원 생활을 이어가던 모범환자 '수명'(여진구)이 시한폭탄 같은 동갑내기 친구 '승민'(이민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다룬 작품이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27)는 문채원과 주연을 맡은 로맨스 영화 '오늘의 연애'를 통해 내년 1월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올해 초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윤아(24)와의 열애 소식이 알려진 이승기는 영화에서 여자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해주지만 100일도 못 가 차이는 답답한 초등학교 선생님 '준수'로 분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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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간 꼭 있다"…손에 잡히는 '미생' 캐릭터열전>원작만화의 세밀한 묘사에 배우들의 호연 겹치며 '공감도 폭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런 인간 꼭 있다. 심지어 많다. 도처에 널려 있다.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드라마를 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마치 우리 회사에, 우리 조직에 화질이 좋은 CCTV를 설치한 듯한 현실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만화에서 세밀하게 묘사된 캐릭터를 기반으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면서 '미생'은 매회, 그리고 매순간 "맞아! 맞아!"라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재벌 2세나 초능력자, 신데렐라나 슈퍼맨의 판타지는 없다. 대신 드라마는 강력본드로 발바닥을 땅에 붙여놓은 듯 이보다 강렬할 수 없는 현실감으로 시청률을 잡는다. '별에서 온 그대'는 현실감각을 마비시켰고, '왔다! 장보리'는 말초신경을 한껏 자극했다면, '미생'은 오늘도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 마디마디에 놓인 순간을 핀셋으로 포착해 확대하는 방식으로 내가 살아가는 오늘이 바로 드라마임을 깨우쳐준다. 그래서 공감도가 폭발한다. ◇ 악질·저질·마초질 = 박과장·성대리·마부장 '미생'의 '찬조 출연진' 중 단연 화제가 된 인물은 지난 14~15일 방송에서 치고 빠진 박과장이다. 김희원이 연기한 박과장은 '악질'에 '구악'인 인물이다. 약자에게 언어폭력·성희롱을 일삼고, 근무시간에 당구장과 사우나에 가 있거나 증시 시황에 코를 박고 있다. 회사생활은 '줄서기'가 생명이며, '내 실적은 내 주머니'에 넣어야한다는 사상으로 무장한 박과장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자 지독한 불쾌감을 안겨준다. 후배에게 안마를 시키며 서열에 따른 힘의 논리를 내세우고, 후배의 약점을 잡기 위해 치졸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박과장 같은 인물, 꼭 있다. 한석율(변요한 분)을 괴롭히는 성대리(태인호)는 '저질' 캐릭터다. 후배에게 모든 일을 미루면서 공은 자신이 거두고, 상사에게는 입안의 혀처럼 군다. 박과장처럼 대놓고 뻔뻔한 악질은 되지 못한 그 아래 등급의 하수. 거래처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영화표나 뜯어내고, 싫다는 후배를 술자리로 불러내놓고는 술값을 뒤집어씌우는 행동 하나하나가 치사한 저질이다. 후배를 가르치지는 않고, 알량하게 선배 노릇을 하겠다고 덤비는 인물이다. 마부장(손종학)은 마초질이 금메달감이다. 기본적으로 '계집이 어디서!'라는 생각으로 무장한 그는 여사원의 존재 자체를 못마땅해한다. "이래서 여자는 안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성희롱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모르는 무식한 마초다. 그는 자신의 성희롱 전력을 문제삼는 직원에게 "그게 왜 성희롱이야. 파인 옷 입고 온 그 여자가 잘못이지. '숙일 때마다 그렇게 가릴 거면 뭐 하러 그런 옷 입고 왔니. 그냥 다 보이게 둬' 이 말이 성희롱이야? 반어법이잖아"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인물이다. ◇ 워커홀릭·성실한 일개미·반듯한 엘리트 = 오차장·김대리·강대리 물론 우리 주변에는 피하고픈 캐릭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고 싶고, 따르고 싶고, 존경하는 인물들도 많다. 이성민이 연기하는 오차장은 일에 목숨을 건 워커홀릭이다. 승부사적 기질로 무장했고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데 한가지, 출세욕도, 그런 주변머리도 없다. '가장 나쁜 상사는 일은 못하고 쓸데없이 부지런한 상사'라는 말이 있는데 오차장은 일 잘하는 부지런한 상사다. 그래서 밑에 있으면 배울 게 많겠지만, 과연 그 밑에 서는 것이 회사에서 출세하는 데 도움이 될까는 의심하게 만든다. 정도(正道)만 걸어서 최근엔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혀 그를 향한 사내의 시선마저 곱지않다. 오차장의 오른팔인 김대리(김대명)는 근면성실한 일개미의 전형이다. 부드럽고 따뜻하며 적당히 허점도 있는 그는 스펙이 화려하지 못한 단점을 실무적인 능력으로 극복한다. 위로는 오차장에게 충성하고, 아래로는 '핏덩어리' 계약사원 장그래(임시완)를 인간적으로 끌어주는 선배다. 술 한잔하며 인간적으로 기대고픈 캐릭터다. 장백기(강하늘)의 사수 강대리(오민석)는 반듯한 엘리트형 사수다. 말수도 적고 늘 일에 골몰하고 있어 인간적으로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렵지만, 조용조용히 업무를 가르치는 그에게서는 배울 게 많다. 빈틈이 없고 꼼꼼하며 일을 효율적으로 할 줄 아는 인물로, 후배를 어떻게 훈련시켜야하는지를 알고 잘못된 점 역시 정확하게 짚어내는 예리한 사수다. ◇ 오지랖이 태평양·나잘난 신입사원·고민많은 만성피로 = 한석율·장백기·천과장 한석율은 오지랖이 태평양인 캐릭터다. 이런 인물 꼭 있다. 동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옆팀·옆부서 일에도 늘 귀를 쫑긋 세운다. 말을 옮기는 데도 선수이고, 사내 정보통이기도 하다. 수다쟁이 아줌마처럼 대놓고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참견해서 종종 부담스럽지만, '동기사랑 나라사랑'을 외치는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장백기는 '너무 잘난' 신입사원이다. 문제는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자만한다는 점. 바로 그 때문에 입사한 순간 성장이 멈춰버리는 인물의 전형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칭찬받지 않은 적이 없고, 늘 잘했기 때문에 회사에 들어와서도 당연히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고 능력을 인정받을 거라고 착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실무는 스펙과 다르고, 학교는 회사와 다르다는 점을 장백기는 모른다. 그래서 사수인 강대리가 자신에게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는 것은 무시하고, 몇 계단 뛰어넘어 선배들의 영역을 넘봤다가 '기본도 안된' 밑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천과장(박해준)은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고민많은 초급간부다. 술 잘 마신다고 여기저기 술자리에 불려다니면서 라인도 타고, 일 잘한다고 예쁨도 받았지만 경력직으로 입사해 사내 지지기반이 약하다고 생각하며 늘 불안해하는 캐릭터다. 온갖 술자리를 다 다녀봤지만 '집에서 혼자 빤스만 입고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는 그는 눈치보기, 사내 정치구도 해석에 에너지를 쏟느라 늘 피로하다. '미생'은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이처럼 다채롭고 풍성한 캐릭터들로 인해 매회 짜릿한 재미를 안겨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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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생'·'삼시세끼' 돌풍 무섭네…연일 시청률 경신(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tvN 금토 드라마 '미생'과 예능 '삼시세끼'가 연일 자체 시청률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tvN은 '미생'이 지난 22일 방송된 12화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6.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순간 7.8%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미생'은 21일 평균 시청률 6.1%, 순간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방송 6주 만에 시청률 6% 벽을 넘어섰다.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3~5%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이 같은 '미생'의 선전은 방송가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생'은 21~22일 방송에서 내부 비리 고발로 한바탕 회오리가 지나간 원인터내셜에서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영업 3팀이 오직 일만 보고 묵묵히 전진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한편, 21일 방송된 '삼시세끼' 역시 평균 시청률 7.5%, 순간 최고 시청률 8.8%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평균 9.2%, 순간 최고 11.2%까지 치솟으며 10%를 위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고아라가 게스트로 등장해 가마솥 튀김요리를 선보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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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정말 나쁜 박 과장…그래도 너무 미워마세요tvN '미생'서 구악 상사맨으로 화제…"오 과장역 탐나"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오 과장님. 안녕하세요? 이제 우리 한 팀이네." 장안의 화제인 tvN 드라마 '미생'에서 지난 주말 방송에서만큼은 단연 박 과장이 주인공이었다. 그가 한 마디만 내뱉었을 뿐인데도 심상치 않은 공기가 감지됐다. '구악' 상사맨 박종식 과장으로 분한 배우 김희원(42)의 연기에 "소름이 돋는다", "연기력이 제대로 폭발했다"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이어진다. 본인 스스로도 '박 과장처럼 싹수없는 인간이 과연 현실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는 김희원을 19일 인터뷰했다. 대기업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이하 원인터)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미생'의 박 과장은 수식어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대리 시절 중동 수출 1억2천만 달러 신화를 새롭게 썼고 "실적 하나는 기차게 내는 놈"으로 인정받은 중동통이다. 회사 실세인 최 전무(이경영) 라인으로 입지를 구축한 그는 영업 3팀에 파견된 이후에도 업무 시간에 내기 당구와 사우나는 기본인 생활을 이어 간다. 표리부동하고 음흉한 데다 거만하며 약자에 언어폭력, 성희롱을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많이 물어봤죠. 특히 회사 다니는 사람들에게요. 정말 회사에서 이렇게 나쁜 놈이 있을 수 있나, 하고요. '그 정도는 약과'라는 사람도 있었고 (웃음) '대기업에서는 박 과장 같은 사람은 이미 해고되고도 남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반응이 다양했어요." 김희원은 연출자인 김원석 PD에게도 "대사가 과한데 그대로 연기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회사원 생활을 했다는 김 PD의 답은 "그보다 더한 사람도 봤다"는 것이었다고. 주변의 수많은 의견 중 김희원의 마음에 꽂힌 이야기는 "대기업 시스템은 능력제이니 능력 있는 사람, 가령 한 달에 한 번씩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은 회사에서 자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은 더 기고만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 촬영장인 서울스퀘어 주변 직장인들의 고달픈 일상을 목격한 김희원은 "직장인들이 현실에서도 박 과장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든 만큼 내가 박 과장을 더 극적으로 부각하면 사람들의 감정이입이 쉽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과장이 너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부분은 다소 수위를 낮췄다고. 가령 영업 3팀에 처음 출근한 박 과장이 김동식(김대명) 대리의 양복 상의를 집어던지는 부분은 과한 것 같다는 그의 판단에 따라 덜어냈다. 김희원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거나 가는 눈을 치켜뜨는가 하면 두툼한 입술 사이로 이죽이죽 웃음을 흘리는 모습만으로도 '구악' 상사맨의 느낌을 실감 나게 전했다. 여직원들에게 "커피는 여자 손맛을 타야 제 맛인데"라며 끈적끈적한 성희롱 발언을 내뱉는가 하면 스마트폰 주식거래 화면을 들여다보며 "아, 이건 안 샀어야 했는데 샀네"라고 입맛을 다시는 모습은 사무실에 꼭 있을법한 박 과장 그 자체였다. 특히 장그래를 놀리던 박 과장이 장그래의 턱을 잡아당기며 협박하는 장면에서는 김희원 연기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장그래를 고졸, 계약직, 낙하산 이렇게 부르면서 못내 마음에 걸렸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임시완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사람이 아주 진중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그리고 정말 겸손해요. 장그래스러운 면이 있죠. 그 친구랑 연기할 때 서로 의논도 많이 했죠." 김희원은 지난 2007년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단역인 건달 김부장으로 데뷔했다. 그는 이후 영화 '아저씨'에서 악랄하기 그지없는 범죄조직 보스 만석 역을 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드라마 원작인 윤태호 작가의 웹툰 애독자였던 박 과장은 "웹툰을 볼 때만 해도 제가 박 과장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구두로는 오래전 박 과장 역을 제의받은 김희원이 공식 제의를 받은 것은 '미생' 1화가 방영된 지난달 중순께였다고 했다.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오상식 과장 역할이 정말 탐이 났었다"는 김희원은 "그래도 웹툰에서 박 과장 에피소드가 가장 비중이 큰 데다 박 과장의 삶 자체도 굉장히 극적이라서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기 잔뼈가 굵은 김희원이지만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한 드라마인 만큼 캐릭터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중동통답게 얼굴을 좀더 까무잡잡하게 분장했다. 박 과장이 장그래를 망신주려고 긴 영어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도 가볍게 찍은 장면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쓰는 수준으로 해야 하잖아요.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하는 것도, 그렇다고 콩글리시를 쓰는 것도 박 과장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여러 사람한테 코치도 받고 꽤 많이 연습했어요." 그 부분은 결국 별도 후시녹음(ADR)을 거친 후 한 번 더 입히는 식으로 공을 들였다는 게 김희원의 설명이다. 박 과장의 부정이 밝혀지는 지난 10화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빠른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희원은 "그 장면을 찍는 날 새벽 6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쭉 이어서 20시간 이상 찍었다"면서 "소리를 하도 질러 댔더니 지금까지도 목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나쁜 박 과장"이지만 그럼에도 그를 조금 변호한다면. 김희원은 "인터넷 댓글을 안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크게 이슈가 돼서 박 과장 기사 댓글을 봤다"면서 누군가의 댓글 내용을 전했다. "누군가 박 과장 같은 인물을 안 만들려면 우리 사회가, 기업 오너가 많이 환원해야 한다고 썼더라고요. 저도 회사원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해 생활이 너무 개선이 안 되다 보니 정말로 나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박 과장과는 대척점에 있는 정의감 넘치는 인권 변호사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 중이라는 김희원은 "박 과장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희원은 이와 함께 애교 담긴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코미디 영화도 많이 출연했어요. 그런데 영화 '아저씨' 잔상이 아직도 남은 탓인지 제가 박 과장에 캐스팅됐다는 기사에 누군가 '영업 3팀의 다음 사업 종목이 장기 밀매냐'라고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웃음) 저를 나쁘게 봐주시지만 마세요."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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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자옥 씨 폐암으로 별세…향년 63세(종합2보)2008년 대장암 수술…왕성한 활동 펼쳤지만 최근 폐로 암 전이 1970년대 여주인공으로 활약…40대중반 음반 내며 '공주'로 사랑받기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젊은 시절에는 청순미로, 중년에는 '만년 소녀' 이미지로 사랑받은 배우 김자옥 씨가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16일 오전 7시40분 별세했다. 향년 63세. 김씨의 소속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고인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암이 재발하여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지난 14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면서 "사인은 폐암에 따른 합병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0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아왔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지난 5월 올림픽공원에서 공연한 악극 '봄날은 간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끝내 암을 극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8년 4월 종합 검진을 받던 중 대장암 판정을 받고 바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경과가 좋아 그는 바로 다음달부터 SBS 드라마 '워킹맘'에 출연하는 등 평소와 다름 없이 활동했다. 김씨는 '워킹맘' 제작발표회에서 "회복이 빠르다. 몸에서 나쁜 것이 빠져서 그런지 지금 상태가 좋다"며 "처음에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제가 너무 게을렀다는 생각을 했다. 일만 하고 건강을 안 챙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그들이 사는 세상' '지붕뚫고 하이킥' '엄마도 예쁘다' '오작교 형제들' '맛있는 인생'에 이어 올 3월 막을 내린 SBS TV '세 번 결혼하는 여자'까지 줄기차게 연기를 해오며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사이 tvN 예능 '꽃보다 누나'를 통해 크로아티아 여행도 다녀왔고,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도 출연했다. 마지막 작품은 지난 5월 공연한 악극 '봄날은 간다'. 하지만 얼마 전 암이 폐로 전이되고 합병증까지 발생하면서 최근 병원에서 투병해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오늘 연락을 받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인 고(故) 김상화의 딸로, 어린 시절 CBS기독교방송의 어린이 성우로 활동하면서 일찍부터 재능을 뽐내온 김자옥은 1970년 MBC 공채 2기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본격 시작한다. 작고 아담한 체구의 미인인 그는 비련미, 청순미로 데뷔와 동시에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맹활약하며 인기를 얻었다. '보통여자' 'O양의 아파트' '영아의 고백' '목마 위의 여자' 등 영화와 '모래 위의 욕망' '유혹' '배반의 장미' '은빛 여울' 등의 드라마를 통해 1970~80년대를 풍미했고, 이후에는 따뜻하고 푸근한 '어머니' 상을 보여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예쁘고 귀여운 이미지로 '공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그는 가수 태진아의 권유로 40대 중반인 1996년 '공주는 외로워'라는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도 했다. 이때 코믹하고 귀여운 '공주' 이미지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그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1980년 가수 최백호와 결혼했으나 성격차이를 이유로 3년 만에 이혼했다. 1년 후 가수 오승근과 재혼해 지금까지 연예계 대표적인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은 "김자옥 씨는 1970년대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최고의 스타였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어머니 역할로 사랑받았으며 한국드라마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오승근과 1남1녀가 있으며, SBS 김태욱 아나운서가 막냇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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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얼굴' 서인국 "저만의 '광해' 보여드릴게요"첫 사극 도전…"현대극과 감정 깊이 너무 달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배우 서인국(27)은 그 변신의 (SBS TV '주군의 태양')과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고등학생(tvN '응답하라 1997')을 거쳐 대기업 본부장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고등학생(tvN '고교처세왕')까지 소화해냈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면서도 지칠 줄 모르는 서인국은 이번에도 교복을 벗기가 무섭게 곤룡포로 갈아입고 돌아왔다. 오는 19일 방송되는 KBS 2TV '왕의 얼굴' 속 광해, 즉 조선시대 제15대 왕인 광해가 바로 그가 맡은 역할이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서인국은 "서인국만의 광해를 보여드리겠다"면서 특유의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극 중 광해는 왕의 기품과 위엄에 총명함까지 타고났지만 아버지 선조(이성재 분)와 동복형인 임해군 등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게 된다. 16년이라는 세자 시절 동안 역경을 견뎌내고 관상을 통해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길러 결국 천하를 얻는 인물이다. "많은 연기자 선배들이 광해 역할을 맡아서 저도 부담스럽죠.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광해가 어릴 적부터 왕에 오를 때까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에요. 성장하는 광해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서인국은 "광해를 연기한 선배들의 연기를 참고하지는 않는다"면서 "이성재 선배도 '누군가를 참고하면 거기에 갇히게 마련이니 너만의 광해를 만들어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서인국의 첫 사극이기도 하다. 서인국은 "사극은 무엇보다 감정 표현 자체가 현대극과는 정말 다른 것 같다"면서 "마음이 아프다던가 가슴이 시리다던가, 기쁨과 슬픔의 감정 깊이가 너무 다르다"고 강조했다. "만약 현대극에서 한 여자가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는 설정이 있으면 아주머니들이 정말 흥분하면서 시청하시겠죠. (웃음) 하지만 사극은 정치세력 다툼이라는 맥락이 있기에 시청자들이 그런 설정도 불편 없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물론 그러다 보니 한 장면 한 장면 찍기가 정말 어려워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사극 특유의 단어 때문에 대사가 입에 잘 안 붙는다는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이게 서울말도 아니고, 말끝을 올리는 것이 맞는지 내리는 것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잦아요. 그래서 배우들끼리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해요. 눈만 마주치면 대사를 맞춰보거든요. 그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서인국은 드라마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물음에 "시청률은 신이 주시는 것이긴 하지만 겁도 나고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아직 드라마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두려움이 있긴 해요. 하지만 오히려 연기할 때 힘을 빨리 빼는 방법을 찾았기에 촬영할 때만은 편안하게 찍고 있어요."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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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인 없다고요?"…'미생'에 포진한 끈끈한 '썸'>장그래-오상식·장그래-한석율 등 '환상의 짝꿍'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가 되뇌는 이 대사는 작품 자체를 두고 하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아이돌 그룹 출신의 배우 임시완(26)의 장그래 연기에 칭찬이 몰리지만 원작 웹툰 못지않은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는 임시완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미생'에는 지상파에서 으레 봄 직한, 우여곡절 많은 남녀의 연애담이 없다. 대신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모습으로 우리네 마음을 설레게 하고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주인공들의 차진 조합이 있다. 이들이 지난 방송에서 보여준 화학작용은 흔한 남녀의 연애 이상이다. ◇ "나는 그에게로 가서 '우리 애'가 되었다"…장그래와 오 과장 종합무역상사 원인터내셔널 영업 3팀에 낙하산을 타고서 불시착한 듯한, 어수룩한 인턴 장그래와 승부사 기질이 있는 일 중독자 오상식(이성민 분) 과장이 보여주는 합은 드라마를 떠받치는 큰 기둥이다. 1, 2화에서는 진정성과 노력을 뚝심 있게 보여주는 장그래와 낙하산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에게 매몰차게 대하는 오 과장이 만드는 긴장감이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둘의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라고 하소연하는 장그래와 "기본도 안된 놈이 '빽' 하나 믿고 에스컬레이터 타는 세상, 나는 아직 그런 세상 지지하지 않아"라고 일갈하는 오 과장 모두를 편들고 싶어진다. 둘의 관계는 오 과장이 장그래가 업무상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오해를 풀려고 다른 팀 과장에게 "니네 애 때문에 우리 애만 혼났잖아"라면서 포효한 일을 계기로 새 국면을 맞는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는 시 구절처럼 장그래는 냉랭하기만 하던 오 과장이 자신을 '우리 애'라고 불러준 순간 새 사람으로 거듭난다. 계약직 관문을 뚫고 영업 3팀으로 돌아온 장그래를 보면서 "왜 하필 또 너냐고"라며 버럭 하는 오 과장의 진심을 시청자들도 알기에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MBC '골든타임'과 영화 '변호인' 등으로 주목받은 이성민(46)은 이번 작품에서 특별한 변신을 꾀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임시완과 완벽한 조응을 선보인다. 원작 속 오 과장처럼 '빨간 눈'은 아니지만 그의 불룩한 눈 밑 지방 또한 어느 회사에나 있을 법한, 이름 모를 수많은 과장을 상징하기에 충분하다고 하면 과찬일까. ◇ 폭탄 커플에서 환상의 짝꿍으로…장그래와 한석율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하기 위한 인턴들의 피 말리는 경쟁이 펼쳐진 4화에서는 장그래와 한석율(변요한 분)의 프레젠테이션이 화면을 장악했다. 5:5 가르마에 부담스러운 옷차림까지 한석율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인턴이다. 당당함을 넘어선 뻔뻔한 성격에 약장수도 울고 갈 입담의 한석율은 음전한 샌님 같은 장그래와는 극명히 대비된다. PT 파트너인 장그래의 속을 썩이는 한석율이 밉지 않은 것은 데뷔 3년차라고 믿기 어려운 변요한의 연기력 덕분이다. 그는 변요한이 한석율인지, 한석율이 변요한인지 아리송할 정도의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요령만 있는 놈과 요령도 없는 놈"이라는 오 과장의 지적처럼 너무 다른 장그래와 한석율이지만 둘은 나름 독기 어린 진정성을 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블루칼라 집안 출신인 한석율은 현장만이 최고라고 믿는다. 1차 PT 시험에서 울렁증 때문에 위기를 맞았지만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는 말과 함께 재등장한 한석율은 현장의 가치를 멋지게 웅변,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PT 파트너에게 어떤 물품을 팔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과제를 떠안은 2차 PT에서 장그래와 한석율은 '폭탄 커플'에서 '환상의 짝꿍'으로 재탄생한다. 오 과장의 닳은 실내화를 '사무현장의 전투화'라며 꺼내 놓은 장그래는 진땀 나는 '밀당' 끝에 한석율을 설복시키고 시험장을 감동으로 이끈다. 덕분에 40분에 달하는 PT 장면은 전혀 지루할 틈새가 없었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 자해공갈단 연기도 척척…오 과장과 김 대리 장그래와 오 과장, 장그래와 한석율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커플이 영업 3팀의 오 과장과 김동식(김대명) 대리다. 둘은 극중 누군가 읊조린 것처럼 "제일 구석 자리에 제일 인원도 적으면서 일당 백 하는" 짠 내 나는 남자들이다. 일할 때는 호흡이 척척 맞고, 티나게 위로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을 헤아리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희로애락으로 가득 찬 직장 생활을 새삼 곱씹게 된다. 특별날 것 없는 외모의 배우 김대명(34)은 뛰어난 일상 연기로 착실하고 합리적인 김 대리를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26개 먹는 동안 뭐 하고 살았기에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네? 장그래씨?"라는 대사 하나, 보안 실수를 저지른 장그래에게 기합을 준 다음 건물 밖을 내려다보는 심란한 표정 하나에 시청자들은 그의 마음에 쉽게 이입된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5화에서 오 과장을 위해 '자해공갈단' 흉내까지 낸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도 잠깐 속여 넘길 정도였다. 5화부터는 오 과장-김 대리-장그래로 구성된 영업 3팀의 본격적인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airan@yna.co.kr